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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시동인은 1980년 5월, 광주의 잔혹한 학살과 처절한 항쟁을 겪으면서 결성됐다. 보도가 통제된 상황에서 5·18의 진실을 알리는데 시인들이 그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그들을 뭉치게 만들었다. 이들은 1981년 7월에 제1집 이 땅에 태어나서를 시작으로 1985년까지 제2집 그 산 그 하늘이 그립거든, 제3집 땅들아 하늘아 많은 사람아, 제4집 다시는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 제5집 5월을 연속적으로 간행했다. 제1집과 제2집은 엄혹한 시절 어느 출판사에서도 책을 만들어주지 않아 공적인 출판사도 아닌 곳에서 은밀히 찍어 대학가 서점에 유포했다. 그럼에도 5월 항쟁을 최초로 다룬 시들이라는 점에서 시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후 1983년 여름 처음으로 5월시 판화집을 열었던 5월시동인은 문학과 타장르와의 연계를 모색하며 5월의 진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힘썼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5월시 판화전-마침내 하나로 끌어안는 흙가슴이 되어 전시가 5일부터 25일까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5월시동인과 오월문예연구소 주관으로 시인, 화가, 손글씨 작가들이 뜻을 모아 마련됐다. 5월시동인 강형철, 고광헌, 곽재구, 김진경, 나종영, 나해철, 박몽구, 박주관, 윤재철, 이영진, 최두석의 시 22편과 초대시인 김준태, 김희수, 이상국 등 24명의 시 24편, 총 46편이 전시된다. 화가 고근호, 김경주, 김봉준, 김희련, 류연복, 박진화, 백은일, 이동환, 이상호, 이준석, 전정호, 전혜옥, 정진석, 조진호, 조홍, 천현노, 홍선웅, 홍성담, 홍성민이 작업한 판화와 세종손글씨 연구소에서 작업한 손글씨도 함께 선보인다. 올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해 5월시동인은 그동안 발간한 동인시집 6권과 판화시집 2권을 재출간하고, 신작시를 모아 제7집 깨끗한 새벽을 함께 출간했다. 1994년 제6집 발간 이후 무려 26년 만이다. 5월시동인이 오랜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다시 선 것은 5월 항쟁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한때 정리하지 못한 채 중단된 동인 활동의 모습을 정리해 다음 세대에 넘기는 것이 앞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또 신작시를 모은 제7집 깨끗한 새벽의 출간은 무국적의 시들이 횡행하는 풍토를 반성적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그동안 축적된 동인들의 역량을 재집결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