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이후의 5·18 / 공동학술대회 개최(9.22) | |
| 글쓴이 : 5·18기념재단 작성일 : 2023-10-05 조회 : 6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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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후의 5·18 / 공동학술대회 개최(9.22) 5·18기념재단 5·18국제연구원과 조선대학교 민주평화연구원은 <5·18 이후의 5·18>을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해당 학술대회에서는 2020년 전후 5·18 연구의 두 흐름: 진상규명과 보편화 추구(최정기, 전남대 교수), 5·18 교육 콘텐츠의 현황과 활용을 위한 제언(강남진, 전남대 강사), 5·18과 국제화: 5·18국제연구원을 중심으로(강소희, 전남대 강사), 포스트메모리 세대의 5·18(임경규, 조선대 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1. 2020년 전후 5·18 연구의 두 흐름: 진상규명과 보편화 추구, 최정기 이 글에서 비교하고 있는 2006∼2015년 시기와 2016년 이후 시기의 5․18 관련 학술논문들은 검색 과정이나 시기가 갖는 특성이 약간 다르다. 기존 연구(최정기, 2009)를 보면, 1997년에서 2005년 사이에 5·18연구가 양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기가 국가에서 5·18을 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는 점, 그리고 관에서 5·18연구에 재정적 지원을 시작했다는 점, 또 5·18기념사업 등이 전개되면서 5·18연구와 관련된 외연이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점, 무엇보다도 5·18에 부끄러움 5·18에 대해 당시 젊은 지식인들이 갖는 부끄러움에 대해서는 정문영(2012)을 참조하라. <오월의 사회과학>을 쓴 최정운은 연구를 하게 된 동기로 죄의식이라는 감정을 이야기한다(최정운, 1999: 13). 2016년 이후에는 국가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들이 직접, 아니면 용역을 통해서 5·18국가폭력 및 민중항쟁의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제작하는 사례가 급증하였다. 표 6)을 보면 2017년 이후 2020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1∼2개의 공공기관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는 5·18국가폭력 및 민중항쟁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세력들의 활동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5·18 진상규명이 사회적 의제로 된 것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보고서들은 당연하게도 사안에 대한 실증적인 접근을 가장 우선시한다. 물론 실증적인 조사는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사실에 대한 실증조사는 그 한계 역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접근의 밑바닥에는 실증되지 않으면 ‘사실(fact)’이 아닌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진상규명 활동이 보여주는 실증적인 접근 역시 한계가 분명하며, 대중들을 실증의 늪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실증적인 조사는 중요하지만, 국가폭력 등 역사적 사건들은 실증적인 조사가 수단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5·18연구는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사회과학적 연구가 절정을 보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하기 시작하였으며, 다양한 주제들이 5·18연구에 포함되기 시작한다. 두드러진 변화는 문학이나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등의 분야에서 학위논문들이 매우 많이 나오고 있으며, 그 외에도 경제학이나 사회복지학 등의 분야에서도 학위논문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5·18연구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2. 5·18 교육 콘텐츠의 현황과 활용을 위한 제언, 강남진 문자 자료에 해당하는 대표적 콘텐츠로는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교과서, 5·18과 관련한 주제를 담고 있는 다양한 텍스트 자료가 있다. 특히 5·18 40주년을 전후로 기존의 자료들 외에도 참여자들의 일기, 구술 증언 등을 담은 다양한 도서들이 발간되었고, 5·18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들도 다수 발표가 되었다. 교과서 외 자료 중에서 5·18의 전개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는 5·18기념재단에서 펴낸 <5·18 열흘간의 항쟁>과 5·18기념재단에서 기획하고 임광호 등이 저술한 <5월 18일, 맑음>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초등학교에서는 5·18과 관련한 문학 작품, 특히 그림책들을 활용한 수업이 주목된다. 이상의 자료들은 5·18 교육을 의미 있고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데 유용한 콘텐츠에 해당하지만, 이러한 콘텐츠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업을 준비하는 데 교사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학교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자료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보편적인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활용하는 ‘교과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교과서가 5·18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민주화운동을 하나의 개별 사건으로만 서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정권의 통치 행위 중심, 성장 신화 중심 서술에 종속된 주변화 된 민주화운동사 서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의 서술에 한계가 있다 보니 교과서만으로는 5·18 교육을 온전히 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다른 교과서의 경우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이 모두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서술 분량의 부족과 정권의 통치 행위 중심 서술이라는 문제점은 공통의 문제로 지적된다. 향후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추후 새로운 역사 교과서가 편찬될 예정이어서 출판사별로 5·18 관련 서술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볼 필요는 있겠지만, 출판사나 교육 당국에서 교과서 개편과 관련한 현장의 요구나 지적 사항들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개선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앞서 소개한 자료들을 활용하여 교과서 서술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교육 콘텐츠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이 5·18 교육에서는 더 필요한 상황이라 하겠다. 따라서 학생과 교사 모두를 위해서라도 5·18을 비롯하여 ‘민주화운동사’를 다루는 교과서의 서술은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새롭게 서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민주화운동이 하나의 개별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길게는 해방 이후 ‘민주주의의 실현’ 과정 중에 있었던 주요 사건들의 흐름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5·18 교육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있는 다양한 기관을 연결할 수 있는 별도의 플랫폼(홈페이지) 구축이 필요하다. ![]() 3. 5·18과 국제화: 5·18국제연구원을 중심으로, 강소희 5·18 관련 최초의 국제행사는 1994년 5월 17일 5월 성역화를 위한 시민연대 모임(광주시민연대)에서 개최한 해외에서 본 5·18민중항쟁 국제심포지움이었다. 광주시민연대는 5·18 성역화 사업이 김영삼 정부의 주도하에 관료적, 독단적으로 추진되는 것에 반발하여 조직된 단체이다. 5·18 국제화 사업은 1994년 5·18기념재다닝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1999년 5월 기념행사 기간에 아시아에서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당한 유가족과 활동가단체들을 초청해 모임을 개최한 것이 첫번째 국제행사였다. 이는 2004년 국제평화캠프를 거쳐, 2010~2020년 광주아시아포럼, 광주민주포럼 등으로 이어졌고, 이 외에도 광주인권상, 5·18아카데미, 국제인턴사업, 국제시민단체 지원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민주화 및 인권 운동의 피해자를 돕고 젊은 세대를 교육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사업이 늘어나면서 운동성 및 현장성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2023년 시범운영 중인 5·18국제연구원은 연구원의 정체성 및 발전방향에 부합하는 실질적이고 차별화된 네트워크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5·18국제연구원은 5·18기념재단이 확보한 풍부한 네트워크 자산을 바탕으로 하되, 참여주체의 외연을 확장하여 전문 연구자 네트워크 그룹을 함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의 민주화 경험의 자산을 국제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형태의 국내외 기관과 상시적인 네트워크 활성화 및 제도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세부 사업으로는 5·18 관련 도서 및 연구자료의 체계적인 수집 및 열람이 가능한 라이브러리 조성, 국내외 방문학자가 상주하고 교류할 수 있는 민주인권평화 연구자의 집 조성, 한국 민주주의 자산 및 경험의 국제적 공유와 확산을 위한 아시아 민주주의 프로모션 파운데이션 구상 등을 들 수 있다. ![]() 4.포스트메모리 세대의 5·18, 임경규 사진 속 과거와 사진 밖의 현재, 사진 속의 현전과 사진 밖의 부재. 여기에서 균열은 철저하게 존재론적이다. 그 누구도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으며, 죽은 자는 절대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 속 과거와 사진 밖의 현재, 사진 속 현전과 사진 밖의 부재, 그 사이의 균열은 비가역적이다. 홀로코스트 연구와 기억 연구에서 이미 고전이 된 1992년 논문 <가족사진: <마우스>, 애도, 그리고 포스트메모리>(Family Pictures: Maus, Mourning, and Post-Memory)에서 매리앤 허시(Marianne Hirsch)은 포스트메모리를 “선택에 의한 회고적 증언”(retrospective witnessing by adoption)이라 정의한다. 그런데 사진이 매개하는 포스트메모리에서 “사적인 연결”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사진이 허시의 실천적 애도의 윤리로서 포스트메모리를 촉발시키는 매체로서 기능할 수 있을까? 영화 <김군>의 모티프가 된 사진을 대상으로 하는 지만원의 편집증적 판타지와 강상우의 호기심은 다른 것일까? 지만원의 판타지가 비윤리적이라면 강상우의 호기심은 윤리적일 수 있을까? 이 둘의 판타지와 호기심이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다. ‘김군’은 누구인가? 그들이 1980년 광주를 향해 던진 이 질문은 당시의 진실과 마주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광주의 역사적·집단적 트라우마에 대한 치유와 애도를 향한 길을 열어줄 수 있을까? ‘김군’의 사진을 바라보는 지만원과 강상우가 응시한 것은 사진이 제공하는 다양한 목록들의 공간적 배치다. 날카로운 눈매, 불거진 광대뼈, 군복, 총, 페퍼포그 등. 인간적 기억과 의미가 배제된 여러 요소의 배치 속에서 지만원은 북한군 특수부대를 보았고, 강상우는 그 요소 간의 기묘한 앙상블에 호기심을 가졌을 뿐, 둘 사이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물론 그 둘의 태도를 일종의 질문과 답변으로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김군>은 강상우의 성공과 영화의 실패라는 예정된 길로 가지는 않았다. 5.18을 직접 경험한 광주 시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강상우의 최초 기획이 좌초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지시대상체를 상실한 강상우의 포스트메모리는 5.18 생존자의 몸과 그들의 기억과 충돌하며 이내 그 천박함을 들어낸 것이다. 그래서일까 ‘김군’ 찾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해지는 시점부터, 망령처럼 교차편집되던 지만원의 주장과 청문회 기록 필름이 영화에서 배제되고 오로지 생존자들의 현재 모습과 그들의 증언만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그들 생존자에게 ‘포스트’라는 접두어는 불가능한 단어다. ![]() 아일랜드 역사학자 가이 바이너(Guy Beiner)는 이렇게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이후에 발생하는 사건을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는 구조적 틀을 제공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프리메모리”(prememory)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바이너는 포스트메모리가 가진 개념적 모호성과 그에 따른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억과 역사 연구의 방향을 포스트메모리에서 프리메모리로 전환할 것을 요청한다. 이는 5.18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해 보인다. 즉 5.18에 대한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한 불안감이나 항쟁의 기억에 대한 향수에 매몰되어 복원될 수 없는 과거를 복원하는 데 집착하여 무의미한 논쟁을 생산하기보다는, 항쟁의 기억이 가진 구성적 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붙임. 학술대회 자료집 1부. ※ 문의. 5·18기념재단 5·18국제연구원 노소윤 062-360-0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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