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오월길문화사업단에서 운영하는 35명의 사적지 안내 해설사 ‘오월지기’가 명절을 앞두고 9월 21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9개소(32개)의 사적지 표지석과 그 일대를 청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2월 35명의 오월지기가 보수교육을 통해 선발되었으며, 평균 60대 이상으로 퇴직 공무원 등 지역에서 각자의 역할로 활동하셨던 분들이다. 현재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1층 ‘오월길 방문자센터’에서 방문객을 맞이하여 5·18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방문객에게 5·18민주화운동 관련 이야기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월지기 해설 신청은 홈페이지 사전 온라인 예약을 통해 받고 있으며, 예약 확정 시 해설사가 사적지를 동행하여 해설을 진행한다.

오월지기의 존재를 알리고, 5·18 사적지 일대를 깨끗하게 가꿈으로써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봉사활동은 사적 제1호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시작하여 제29호 고 홍남순 변호사 가옥까지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중 조선대학교와 옛 적십자병원을 청소 중인 김정헌 오월지기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1) 오월지기 해설사가 된 이유?

저는 광주에서 쭉 고등학교부터 대학교를 나오고, 그 후 교편생활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5월에 대한 어떠한 마음의 빚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교편생활을 하면서 군 복무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전역하면서 ‘정년퇴직을 하면 5·18 관련 해설사 일을 해야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설사 일을 하면서 그 마음의 무게를 털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 오월지기를 어떠한 숙명처럼 느꼈고, 그래서 그런지 이 일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2) 교편생활을 하셨다 하셨는데, 오월지기 해설사 이 전에 자세하게 어떠한 일을 하셨나요?

광주석산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 과목을 가르쳤습니다.

3) 역사 관련 선생님을 하셨겠구나 했는데 지구과학을 전공하셨군요.

지구과학이 굉장히 재밌는 학문이거든요. 사실 제가 무등산 지질공원 해설사도 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 전공분야거든요.(미소)

지구과학을 가르칠 때와는 다르게 이 오월길 해설사는 억누르고 있던 어떤 억압감을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5·18을 시민들에게 조금 더 자연스럽게 알려보자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관심 있는 학생들이 오면 제가 해설할 때 반응이 달라요. 아주 열광을 합니다. 애들이 박수갈채도 쳐줬습니다.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4) 그렇다면 5·18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셨던 건가요?

저는 1980년 5월에 강원도에서 선생님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 광주에서 나왔지만, 당시 수리고사(현재 임용고시)를 봐야 했고, 합격 후 TO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1980년 광주에는 TO가 나지 않아 강원도로 지원하여 교편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28살이었습니다.

5) 그러면 그때 광주에 대한 소식은 어떻게 접하셨나요?

그때 광주에서 폭동을 일으켰다는 식으로 신문이 났습니다. 당시 주변에서는 ‘광주 놈들은 항상 그래’ 이런 식의 반응이기도 했습니다. 5·18 자체를 폄훼를 하더라고요. 기억나는 게 교무실에 들어가면 입을 딱 다물더라고요. 내가 광주사람인 걸 아니까. 사람들이 폭동이 어떻게 일어난 지 모르고, 여론이 차단되고. 북한에서 군인들이 내려온다는 음모도 꾸며서 나는 사실 그땐 그런 줄 알았거든.

6) 교직 생활과 오월지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학교 선생님은 정식 직업으로서 애들을 위해 분골쇄신한 그런 것이고, 오월지기는 봉사하는 것과 비슷해요. 물론 차이점도 있지만, 해설하는 것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7) 오월지기를 하시면서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지금 현재 40여명 정도가 오월지기 해설사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4월과 5월에만 바쁩니다. 그 외 시간에는 해설 신청이 적다 보니 활동할 시간이 거의 없어요. 오월길방문자센터에도 한달에 한 번 정도 돌아가면서 배치가 되는데 사적지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해설사들이 해설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요. 4월과 5월만이 아니라요.

8) 오월지기 해설사 외에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제가 52년생으로 올해 71세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지는 게 힘들기도 해요. 스스로 이 일을 하고 싶다 할 때까지 오월지기 해설사 일을 하려고 합니다. 기억력이 없어지면 그땐 이제 예술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9) 어떠한 예술 활동을 말하나요?

사실 제가 한국화 문인화를 하고 있습니다. 공방을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10) 마지막으로 광주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집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오늘 청소하셨던 옛 적십자병원과 조선대학교 사적지 주변이면 더 좋습니다.

사실 내가 조선대학교를 나왔지만, 조선대학교 근처는 잘 안 가봐서 추천을 못 해요. 양림동에는 핫플레이스가 많은데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나는 잘 모르지만... (고민) 음... 양림맛집! 가게이름이 양림맛집인데 황칠오리탕을 팔아요. 오리탕도 맛있고 오리구이도 다 맛있는 집이에요.

11) 혹시 가족이나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는 아니시죠?(농담)

아 아닙니다. 저도 한번 간 뒤로 맛있어서 계속 가고, 지인들에게 맛있다고 소개해준 곳이에요.

※ 오월길 사적지 정보 및 안내 예약 사이트 : http://518road.518.org/main.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