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5·18문학상 본상 및 신인상 수상작 발표 / 본상 김해자 <니들의 시간> / 신인상 도형주, 박록삼, 이정란 | |
| 글쓴이 : 5·18기념재단 작성일 : 2024-05-02 조회 : 119 | |
![]() ![]() 좌. 『니들의 시간』 / 우. 김해자 시인 2024 5·18문학상 본상 및 신인상 수상작 발표 - 본상 : 김해자 시집, 『니들의 시간』, 창비, 2023. - 신인상 • 시 : 도형주, 「기역 니은 디귿 리을」 • 소설 : 박록삼, 「조금만 기다려요」 • 아동문학 : 이정란, 「그림 동전」 본상 ‘리얼리즘 시의 취약점을 돌파하고 새로운 바탕을 만드는 강력한 전환점’ 5·18기념재단(이사장 원순석), 계간 문학들, 한국작가회의가 공동주관하는 2024 5·18문학상 본상에는 김해자 시집 『니들의 시간』이 선정됐다. 2024 5·18문학상 본상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하상일, 심사위원 김형수, 이산하, 이성자)는 지난 4월 18일, 본상 후보작 12편을 심사하여 김해자 시인의 『니들의 시간』을 본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본상 심사위원회는 심사평을 통해 “광주 ‘5·18정신’을 안에서 보는 고유명사를 넘어 밖에서 보는 보통명사로서의 자리매김이 필요하다는 전향적 인식에 공감하며, 일상의 한 부분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통찰을 이끌어낸 김해자 시인의 『니들의 시간』을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해자 시인은 1998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했으며, 시집 『무화과는 없다』 『축제』 『해자네 점집』, 민중구술집 『당신을 사랑합니다』와 산문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등을 펴냈다. 신인상 ‘5·18정신의 미래 전승을 위한 문학적 성찰 필요’ 2024 5·18문학상 신인상은 2월 12일부터 3월 11일까지 공모를 진행한 결과, 시 770편, 소설 89편, 아동문학 동화 70편, 동시 130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접수작은 5·18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위촉한 분야별 심사위원(시: 김호균, 김완, 소설: 이진, 손병현, 아동문학: 김성범, 안점옥)의 심사를 거쳐 시 부문 도형주,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소설 부문 박록삼, 「조금만 기다려요」, 아동문학 부문 이정란, 「그림 동전」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회는 공통적으로 5·18정신의 미래 전승을 위해 작품의 주제와 서사가 가진 확장성에 무게를 두고 심사했다고 밝혔다. 시 수상작인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은 “타자와의 소통과 배려가 결핍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배관으로 형상화하며 5·18 희생자들을 진정성 있게 재현해”냈으며, 소설 수상작인 「조금만 기다려요」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과 5·18을 삼대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다루며 5·18문학의 배경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아동문학 수상작 「그림 동전」은 “1980년과 2024년을 이어주는 공중전화라는 장치가 매력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4 5·18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5월 25일(토) 오후 4시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강당에서 개최된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2,000만원이, 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시 부문 300만원, 소설 부문 500만원, 아동문학 부문 300만원)과 계간 문학들 수록의 기회가 주어진다. 아동문학 부문 수상작은 계간지 어린이와 문학에도 수록된다. 5·18기념재단, 계간 문학들, 한국작가회의가 공동주관하는 5·18문학상은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기리고 오월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2005년부터 신인상 시상을 통해 신인작가의 발굴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으며,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5·18문학상 본상은 2016년부터 추가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또한 5·18기념재단 2024년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오월문학의 성과를 집대성하고 오월정신을 확장하기 위해 오월문학총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5·18문학상 시상식이 개최되는 5월 25일 오후 2시 전일빌딩245에서는 오월문학총서 발간의 의의와 오월문학의 확장성을 논의하는 ‘오월문학 심포지엄’과 오월문학총서 발간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 본상 수상소감 23살 봄날, 저는 ‘광주학살 진상조사위원장’이라는 이름도 길고 무시무시한 감투를 뒤집어쓰고, 제가 다니던 대학교의 민주광장과 거리에서 메가폰을 들었습니다. 5·18항쟁 이후 4년만이었고, 지금으로부터 딱 40년 전이지요. 1980년 스무 살은 제게 부끄러움이자 어둠이고 슬픔이자 비참입니다. 5·18은 소심하고 겁 많은 스무 살 청년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일어나 삶을 갈아엎게 했고, 내내 일개 노동자로 살게 했습니다. 제 문학의 출발은 학생회관에서 잠시 눈붙이고 새벽에 일어나, 언제 다 메울지 모르는 거대한 종이에 대자보를 쓰는 아득한 노동이었습니다. 컴퓨터처럼 수정할 수도 없는 종이에 한 자 한 자 정신 차리고 써야만 끝이 나는 육필 말입니다. 대자보와 시는 엄청나게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제겐 같은 태생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여러 갈래로 갈라진 포크가 윗부분에서는 하나이듯이. 마치 손가락이 다섯이지만 하나의 손에서 갈라져 나왔듯이. 다른 자리에 놓여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서늘하게 상기시켜준다는 점에서 문학이란 제게 누군가의 손가락에 제 손가락을 맞대는 일 같습니다. 누군가의 고통과 슬픔과 환부에 제 손가락을 포개는 일 같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학살자들에게 총구를 돌린 미안마의 젊은 병사들에게 우리의 손가락을 포갭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겠다는 다짐이자, 무도한 고문과 폭력과 살상에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맹세입니다. 친구와 형제를 잃고 군사독재의 희생양인 된 부모들의 새끼손가락에 우리의 새끼손가락을 맞댑니다. 함께 춤추고 노래할 오늘을 빼앗긴 우크라이나의 아이들과 비참하게 죽어가는 팔레스타인의 검지와 중지와 약지에 우리의 손가락을 포갭니다. 이것은 불의와 탐욕에 희생된 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애도이자, 살아남은 손가락으로라도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는 기도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세계의 모든 5·18을 기억하겠습니다. 하나의 꽃이 꺾이면 또 하나의 꽃을 피우고, 하나의 깃발이 뜯겨져 나가면 또 다른 깃발을 내걸겠습니다. 세계와 인간이 극단적인 비대칭을 향해 폭주하는 지금, 저는 맞아죽은 자이자 때려눕힌 자이고 야만적인 인류사입니다. 절망해야 할 이유가 아흔이라면 희망할 근거는 서너조각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썼을 겁니다. 신음과 비명이 터져 나오는 시절에 시라니? 그래도 썼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더듬거리는 시에 큰마음을 얹어주신 5·18기념재단과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영령들께 고개 숙입니다. 2024년 5월 2일 김해자
※ 문의. 오월길문화사업단 노소윤 062-360-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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